
지난 10월 10일 밤, 독일 쾰른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6세 여성이 길거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부터 성적 침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키 120cm의 로봇이 피해자의 신체를 접촉하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로봇 소유자인 16세 청소년과 19세 동행인은 이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로 생중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로봇과 휴대전화 2대를 압수했다. 현재 성적 성격의 모욕 혐의로 수사 중이며, 로봇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피지컬 AI 시대의 치안과 법제도에 네 가지 과제를 던진다.
첫째, 기존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가.
독일 형법 제184i조는 성적 의도를 가진 신체 접촉을 처벌한다. 사람의 손이 아닌 로봇의 손이 접촉했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우리 형법에서도 강제추행죄 등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로봇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간접 접촉과 원격 조종에 기존 법리를 어떻게 적용할지가 쟁점이다.
둘째,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사람이 직접 조종했다면 조종자의 책임을 검토할 수 있다. 사전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였다면 명령을 작성하고 실행한 사람의 역할을 확인해야 한다.
AI가 자율적으로 판단했다면 개발자, 제조사, 소유자, 운영자의 책임 문제가 복잡해진다. 그러나 자율성이 곧 제조사의 형사책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각자의 고의·과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셋째, 법제도는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가.
AI 기본법과 로봇 관련 법률은 기술의 안전한 활용을 다루지만, 정상적인 로봇을 범죄에 악용하는 문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로봇의 조종·작동 기록 보존, 원격 제어 추적, 적법한 증거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과도한 감시 방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넷째, 경찰의 수사 역량도 달라져야 한다.
로봇을 압수할 때 전원을 꺼야 할까. 네트워크를 차단하면 기록이 사라질까. 클라우드의 명령 기록과 실제 동작은 어떻게 연결할까.
로봇 포렌식 기술, 현장 증거 보전 절차, 제조사와의 협력체계가 새로운 수사 과제로 떠오른다.
이번 사건에서 로봇이 자율형 AI로 작동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로봇이 범죄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위험은 현실이 됐다.
AI 시대의 치안 혁신은 경찰이 AI를 활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AI를 악용한 범죄에 대응할 법과 수사체계까지 갖춰야 한다.
이 글은 리멤버에 2026. 10. 13. 처음 게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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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AI 도입을 기술이 아니라 조직·데이터·책임의 문제로 봅니다.
『거대한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박영사) → http://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21189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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