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피클(Pickle)'이라는 AI 서비스를 써봤습니다.
한국인들이 실리콘밸리에서 만든 AI 에이전트 서비스인데,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생각보다 꽤 잘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기존 챗봇처럼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쇼핑이나 예약, 전화 같은 일상적인 일을 대신 처리하는 서비스입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이 평소 이용하는 서비스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피클과 메타 뮤즈: 일을 대신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메타가 지난 9월 공개한 '뮤즈(Muse)'와 비슷한 방향입니다. 뮤즈 역시 사용자를 대신해 웹사이트를 이용하고, 예약이나 구매 같은 일을 처리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메타는 자체 AI 모델인 Muse Spark를 공개한 반면, 피클은 어떤 핵심 모델을 사용하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직접 사용해 보니 모델이 무엇인지보다 실제로 내가 부탁한 일을 얼마나 잘 처리하는지가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만들고 싶었던 서비스
개인적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만들고 싶었던 서비스의 모습을 작은 스타트업이 먼저 보여준 느낌이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 쇼핑, 지도, 예약을 갖고 있고 카카오는 메신저와 결제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갖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를 만들기에 유리한 환경입니다.
물론 두 회사도 AI 에이전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피클처럼 여러 서비스를 넘나들며 사용자의 일을 대신 처리하는 방식은 앞으로 국내에서도 더 주목받을 것 같습니다.
AI 에이전트가 바꿀 소비자의 첫 화면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가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물건을 사려면 쇼핑 앱을 열고, 검색하고, 가격을 비교합니다. 여행을 가려면 항공권과 숙소를 각각 찾아봅니다.
앞으로는 AI에게 원하는 조건만 이야기하고 나머지 과정을 맡기는 일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가 처음 만나는 서비스가 네이버나 쿠팡 같은 플랫폼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 플랫폼 기업들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변화입니다.
물론 피클이 얼마나 성장할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초기 서비스가 잘 작동하는 것과 수많은 이용자가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나 결제 안전성도 중요하고요.
그래도 메타의 뮤즈에 이어 한국인들이 만든 피클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니, 이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AI 에이전트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들었는지 못지않게, 누가 우리의 일상에서 실제로 더 많은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피클: https://pickle.com
메타 뮤즈: https://ai.meta.com/muse/
이 글은 리멤버에 2026. 10. 29. 처음 게시했습니다.
공공안전 AI 랩(PSAIL) · https://publicsafetyai.org
공공부문 AI 도입을 기술이 아니라 조직·데이터·책임의 문제로 봅니다.
『거대한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박영사) → http://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21189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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