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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생각·일상

해답지를 먼저 보는 습관, AI 시대의 “생각은 해봤니?” — AI 활용과 사고력

공공안전 AI 랩 2026. 11. 3. 20:10

우리는 언제부터 해답지를 먼저 보기 시작했을까

학창 시절, 수학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슬그머니 책 뒤의 해답지를 펼쳐보곤 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보는 것은 괜찮았지만, 문제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해답부터 확인하다 선생님께 들키면 혼이 났다.

“생각은 해봤니?”

당시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답을 보고 풀이 과정을 익히는 것도 공부 아닌가. 틀린 답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느니 정답을 확인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AI에게 묻는 일이 일상이 된 지금

세월이 흘러 이제는 해답지를 먼저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AI에 묻는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잘 정리된 답이 나온다. 어려운 개념도 쉽게 설명해 주고, 복잡한 문제도 순서대로 풀어준다. 심지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짚어준다.

나 역시 하루에도 수십 번 AI를 이용한다.

그런데 가끔 이상한 경험을 한다.

AI가 작성한 글을 읽고 나면 분명 내용을 이해한 것 같은데, 누군가 그 문제에 대해 내 생각을 물으면 선뜻 말이 나오지 않는다. 설명은 읽었지만 그 설명에 이르기까지의 고민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AI가 제시한 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번 수정을 요구했다. 표현을 바꾸고, 순서를 조정하고, 사례를 추가했다. 한참을 고친 끝에 문서는 제법 근사해졌다.

그런데 마지막에 문득 생각했다.

나는 지금 내 생각을 다듬은 것일까. 아니면 AI가 만들어 놓은 생각을 조금씩 마음에 들게 바꾼 것일까.

해답을 이해하는 것과 스스로 답을 찾는 것

물론 해답지를 본다고 공부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잘 만든 풀이 하나가 몇 시간의 시행착오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해답을 이해하는 것과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은 조금 다른 일이다.

요즘은 글을 쓰거나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일부러 AI를 열기 전에 몇 줄이라도 직접 적어보려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처음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조차 잊어버릴 때가 있어서다.

어릴 적 선생님께 혼나면서도 납득하지 못했던 그 말이 이제야 조금 이해된다.

“생각은 해봤니?”

그때는 선생님이 물었지만,
이제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 같다.

이 글은 리멤버에 2026. 10. 20. 처음 게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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